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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poem_internal18

너는 - 박두진 너는 - 박두진 눈물이 글성대면, 너는 물에 씻긴 흰 달. 달 처럼 화안하게 내 앞에 떠서 오고, 마주 오며 웃음지면, 너는 아침 뜰 모란꽃. 모란처럼 활짝 펴 내게로 다가 오고, 바닷가에 나가면, 너는 싸포오... 푸를듯이 맑은 눈 퍼져 내린 머리털 알빛같이 흰 몸이 나를 부르고, 달아나며 달아나며 나를 부르고, 푸른 숲을 걸으면, 너는 하얀 깃 비둘기. 구구구 내가슴에 파고들어 안긴다. 아가처럼 볼을 묻고 구구 안긴다. 2012. 5. 7.
수업 - 김진경 수업 - 김진경 일요일 저녁 텅 빈 운동장 구석에 한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렇지, 비어 있음이 늘 가장 많은 걸 가르치지 짧은 데, 비어 있음이 늘 가장 많은 걸 가르치지라는 구절이 뭔가 와닿네.. 2012. 5. 7.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 서주홍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 서주홍 당신을 만나고 왔습니다 당신이 부른다기에 모든 일 팽개치고 잰걸음으로 당신을 찾아갔 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아주 새 빨갛게 익은 능금 한 알을 꺼내 주시고 나에 게 웃음을 지어 보이셨습니다 가을날 햇살처럼 당신의 웃음은 나의 옷자락 위에 눈부신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당신은 이 세상의 말을 터득하여 새로이 제도를 지으시 고 한사코 나를 사랑으로 가르치는 위대한 나 라의 왕이셨습니다 나의 정신과 죽음까지도 다스리는 당신이었기에 진정 나의 소망은 언 젠가 당신 앞에 이르는 날 나는 당신의 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디 나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 다 숱하게 생각하고 예비한 한 마디 그 말 사 람들은 그것을 기도라 하지만 나는 감히 용기 를 내지 못한 .. 2012. 5. 7.
12월 - 황지우 12월 -황지우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家産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가슴 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生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같다 출처 : ,미래사, 1991 아놔,,,2008년의 12월과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시가 뭐이리, 절망적인지원,,,그래도 희망때문에 사는거 아이가,,, 2012.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