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로버트 길모어는 그림 형제가 쓴 여러 편의 동화를 패러디 해 ‘왕자와 p;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고, ’백설 공주와 특별히 작은 난쟁이들‘에서는 미시 세계와 양자역학을 설명한다(양자역학에 관한 것은 「양자 나라의 앨리스」와 「쿼크의 마법사」에서 이미 자세히 다룬 바 있다). 그리고 ’잭과 별나무‘에서는 시공간과 중력에 관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고, ’잠에서 깨어난 공주‘에서는 빅 뱅과 그 후에 일어난 우주의 사건을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신데렐라와 별의 죽음‘에서는 우주의 장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려운 과학 이론을 비유를 통해 재미있게 설명하려는 길모어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며, 독창성과 재기가 번득인다. 실제로 각 이야기의 도입부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 책은 난해하기 짝이 없는 빅 뱅 이론과 우주의 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하려는 훌륭한 시도로 평가받을 만하다.
[ 본문 중에서 ]
이 말이 끝나자마자 난쟁이가 갑자기 백설 공주만큼 쑥 커지는 바람에 백설 공주는 깜짝 놀랐다. 백설 공주는 자신이 변한 게 아닌지 불안해져 주변을 둘러보았다. 머리 위에 처져 있는 나뭇가지는 전과 다름이 없었지만, 좀 더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도 좀 더 멀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아까와 별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옆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아까는 풀밭 위에 서 있었는데, 지금은 식물의 키가 거의 어깨 높이로 자라 있었다. 그 식물의 납작한 잎이 거대한 풀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었다.
“그래, 맞아.” 난쟁이가 공주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이 말했다. “네가 나만한 크기로 작아져서 풀잎 사이에 서 있는 거란다. 이 정도 크기에서 움직여보면 중력이 이전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거야. 자, 따라와.” 난쟁이는 재빠른 발걸음으로 앞장 서서 걸어갔고, 백설 공주는 그 뒤를 따랐다. 아까는 조그마한 돌이 널려 있던 곳에 지금은 거대한 바위가 널려 있었다. 그렇지만 백설 공주는 놀랍게도 바위를 아주 쉽게 기어오를 수 있었고, 심지어는 자기 키의 몇 배나 되는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 공주는 가쁜 숨을 가라앉히려고 조그마한 웅덩이 옆에 잠깐 멈추었다.
지은이 : 로버트 길모어 지음 | 이충호 옮김
출판사 : 한승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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