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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식사 & 聖 찰리 채플린 - 황지우

by ciwhiz 2012. 5. 7.

거룩한 식사                                                 황지우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을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떠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聖 찰리 채플린                                         황지우

 

영화 「모던 타임즈」끝장면에서 우리의 “무죄한 희생자,”

찰리 채플린이 길가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서, 그리고

특유의 슬픈 얼굴로 씩 웃으면서 애인에게

“그렇지만 죽는다고는 말하지 마!”하고 말할 때

너는 또 소갈머리 없이 울었지

 

내 거지 근성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너의 그 말 한마디에 굶주려 있었단 말야;

“너, 요즘 뭐 먹고 사냐?”고 물어주는 거

聖子는 거지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너도 살어야 헐 것 아니냐

어떻게든 살어 있어라

 

 

 

이 시 두 편이,,날,,,울컥,,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