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식사 황지우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을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 돌리고 라면발을 건져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몸에 한세상 떠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파고다 공원 뒤편 순댓집에서
국밥을 숟가락 가득 떠넣으시는 노인의, 쩍 벌린 입이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聖 찰리 채플린 황지우
영화 「모던 타임즈」끝장면에서 우리의 “무죄한 희생자,”
찰리 채플린이 길가에서 신발끈을 다시 묶으면서, 그리고
특유의 슬픈 얼굴로 씩 웃으면서 애인에게
“그렇지만 죽는다고는 말하지 마!”하고 말할 때
너는 또 소갈머리 없이 울었지
내 거지 근성 때문인지도 몰라
나는 너의 그 말 한마디에 굶주려 있었단 말야;
“너, 요즘 뭐 먹고 사냐?”고 물어주는 거
聖子는 거지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너도 살어야 헐 것 아니냐
어떻게든 살어 있어라
이 시 두 편이,,날,,,울컥,,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