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3년 로마교황청의 종교 재판소는 갈릴레오가 지동설을 가르친 데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재판은 이 책에 서술된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최종 결과로서, 흔히 이 과정을 통틀어 ‘갈릴레오 사건Galileo Affair'이라 한다. 이 사건이 일어난 여러 해 동안 배심으로 참여한 일반 시민들은 물론 교황과 추기경도 바뀌었다. 나아가 법적으로는 1633년에 정식 판결이 났지만, 실제로는 1616년과 1633년 두 차례에 걸쳐 재판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뿌리박힌 과학은 당시에는 막 떠오르는 학문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 변화를 올바로 인식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증명되지도 않은 가설 때문에 그때까지 소중히 여겨왔던 전통 가치들을 버릴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았다.
갈릴레오는 로마로 여섯 차례 긴 여행을 했으며, 머문 기간을 모두 합치면 500번씩의 여행에 해당하는데, 이런 구성은 갈릴레오가 일생을 통해 겪은 주요 사건들에 대해 선명한 이해의 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가 맞닥뜨렸던 문제들의 본질이 무엇인지 통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 본문 중에서 ]
갈릴레오가 달을 관찰하기로 한 이유는 고대에 플루타르코스Plutarchos[46?~119?, 그리스의 작가]가 이미 품었던 생각, 곧 맨눈으로 볼 때도 드러나는 달의 밝고 어두운 부분들은 달에도 산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생각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갈릴레오는 자신이 만든 배율 15배의 망원경으로 초승달의 빛나는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경계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랬더니 경계가 가까이 밝게 빛나는 점들이 보였다. 그는 우리 지구의 산봉우리가 그렇듯, 이 점들도 막 떠오르는 햇빛을 반사하는 달의 산봉우리들이라고 풀이했다. 이어서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다른 별들로 향했는데, 놀랍게도 별들이 여기저기서 계속 나타났다. 하늘의 조그만 한 부분에서 그는 지금껏 인간의 눈으로 관찰된 것이 없는 500개가 넘는 새로운 별들을 찾아내기도 했다. 더욱 장관인 것은 은하수가 이제 보니 엄청나게 많은 수의 별들이 촘촘히 들어 찬 긴 띠의 모습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었다.
지은이 : 윌리엄 쉬어 지음 | 고중숙 옮김
출판사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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