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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만드는 가을의 화학드라마

by ciwhiz 2012. 5. 7.
우리나라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단풍의 계절이 찾아온다. 온 산천이 짙은 초록 옷을 서서히 벗어버리고 노랑, 주황, 빨강 옷으로 색깔의 향연을 베푼다. 초록 나뭇잎은 어떤 화학변화를 일으키기에 가을마다 아름다운 색깔의 향연을 베푸는 걸까? 또 은행나무나 포플러 잎은 노랗게 변하는데 왜 단풍나무나 옻나무 잎은 빨갛게 변할까? 식물의 잎은 주로 초록색을 띠는 엽록소(클로로필)와 노란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계 색소를 지니고 있다. 봄이나 여름에 주로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은 녹색인 엽록소가 워낙 많이 들어 있어 노란색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지면, 광합성의 주역을 맡았던 엽록소는 일거리를 잃고 자기분해라는 쓸쓸한 길을 가게 된다. 엽록소가 분해되어 나뭇잎의 초록색이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카로티노이드의 노란색이 드러나게 된다.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화학반응 때문이다.
한편 단풍나무나 옻나무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난다.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당류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줄기로 수송되지 못하고, 대신 잎 속 효소작용으로 빨간 안토시아닌류 색소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녹색은 사라지고 잎 속에 있던 카로티노이드의 노란색과 안토시아닌류의 붉은색이 함께 주황색을 만든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지면 안토시아닌 색소가 더욱 많아져 잎사귀가 빨갛게 물들게 된다. 안토시아닌 색소가 단풍잎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미의 붉은 색소, 선홍초의 파란색도 안토시아닌이다.
그런데 같은 색소가 어떻게 다른 색을 낼까? 같은 색소라도 그 색소가 염기성 중에 있는지 산성 속에 있는지에 따라 색깔이 다를 수 있다. 즉 안토시아닌은 장미꽃에서는 산성인 데 반해 선홍초에서는 염기성이며 칼륨염으로 존재한다. 화학실험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지시약은 대부분 합성색소지만, 산성도에 따라 화학구조가 바뀌어서 색깔이 변한다. 매년 열리는 과학경시대회 출품작 중에는 종종 천연식물성 색소를 지시약으로 사용한 경우가 있다. 산성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색소를 발굴한 것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우리는 자연이 연출하는 식물성 색소의 합성과 분해라는 화학변화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게 된다. 하나둘 떨어질 잎사귀들의 잔치를 아쉬워하면서…….

출처 : 진정일의 교실 밖 화학이야기 「단풍이 만드는 가을의 화학드라마」 중

오늘의 과학문화사 (10월 10일)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ㆍ
- 1796년 파리 과학아카데미에서 미터법 제정. 1875년 국제회의에서 미터법 조약
  체결 후 세계적으로 사용.
- 1846년 해왕성을 관찰하던 Lassell while, 해왕성의 위성 Triton 발견.
- 1991년 서울대 규장각, 국내最古의 지도로 추정되는 동국지도 공개.
- 1994년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첫 출시.